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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 먹을 필름!!

2010. 7. 10. 22:11 from Gribouille

언제부턴가 필름을 한번 찍어 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렸을 땐 당연히 필름 카메라 밖에 없었으니 필름은 좀 찍어 봤었다. 
소풍, 수학여행은 항상 아버지의 SLR YASHICA FX-7 SUPER (이름은 참 거창하다.. -_ -)랑 같이 했으니까..

실제로는 Canon AF35ML을 더 많이 들고 다녔지만..

어쩌다 보니 장농 안에서 숨어있던 FX-7이랑 35ML을 발견, 출사 때 FX-7을 들고 나갔다.
경쾌한 셔터음이 마음에 드는 녀석인데 (사실은 엄청난 미러 쇼크) 현상을 했더니 아무것도 찍혀 있지가 않았다.

아아.. 아버지께서 81년에 사신 카메라니까 뭐 그럴 수 있다 싶어서 고쳐 쓸까 했지만..
뷰파인더는 작고, 어둡고, 초점을 맞추기는 너무 어렵고 거기에
카랑~ 하는
경쾌한 소리를 내주는 미러쇼크 때문에 조금 어두우면 핸드블러 없는 사진을 찍기 어려웠으니..

그래서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a700과 같은 알파 마운트를 쓰는 카메라를 사게 되었다. 그래서는 안 됐는데..
내가 사진을 잘 찍는 것도 아닌데 굳이 살 필요가 없었을텐데 결국 a-7을 샀다.

지금 가지고 있는 a700과 유사한 부분이 매우 많아서 좋아하는 카메라기도 하지만 실제로 매우 좋은 카메라이다.

내가 제일 문제인게 있는데.. 귀가 고급이고, 눈이 고급이다. 입이 고급이 아닌게 천만 다행이지




여기부터가 본론인데...

DSLR은 찍으면 바로 컴퓨터에서 볼 수 있는데 3살 짜리도 알겠지만 필름은 그렇질 못 하다.
일단 필름은 필름을 사는데 부터 돈이 들어간다. 조금 좋다는 PORTRA를 사기 시작했는데 필름 한통에 5500원 정도 한다.
필름은 찍으면 현상을 해야 한다. 현상을 하지 않으면 필름에 어떤 상이 맺혔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필름의 색감은 매력적이지만 필름은 기다림의 미학이기도 하다.)


필름을 현상 하려면 당연히 돈이 든다. 필름을 현상한다고 끝인가? 아니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블로그에 올리거나 PC에 저장을 하려면 디지털화 해야 한다.

그래서 필름 스캔이 필요하고, 역시나 돈이 든다.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하면 경기도 오산쯤이다.

친구들과 경치 좋은 곳으로 휴가를 갔다. PORTRA도 나름 고급 필름이지만 네거티브 필름이라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는 포지티브 필름 그러니까 슬라이드 필름을 사게 됐다. 후지의 벨비아나 코닥의 엑타크롬 같은 녀석 말이다.
이 녀석이 9500원에서 9800원 정도 한다. 이 녀석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러면 현상은 어떻게 할 것인가?
네거티브 필름 현상 하듯 현상과 스캔 합쳐서 4천원쯤 하는 스코피에서 현상 스캔 할 것인가?

아니다.. 슬라이드 필름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있다. 스코피 같은데서 현상 하는 것 보다 돈이 당연히 더 든다.

그러니까 슬라이드 필름으로 사진 한 통을 찍으려면 총 18000원에서 25000원 정도가 든다.. 한장에 500원꼴 이상이 든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걸 업체에 맡기다 보니.. 성에 안 찬다.. 나는 분명히 사진을 잘 찍은 것 같은데 도대체 사진이 왜 이따구인가??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이거 그냥 차라리 내가 현상하고 스캔 하는게 낫겠다 라는 생각 분명히 하게 된다.

그럼 이제 자가 현상과 자가 스캔을 할 궁리를 하게 된다.

제대로 돈지랄이 시작 되는거지.. -_ - 현상은 따로 암실을 만들어야 하니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
(나중에 결혼하고 독립하게 되면 당분간 빈 방이 하나 생길테니.. 기다린다..)

이제 스캔이다. 스캐너를 알아보기 시작한다. 그나마 쓸만한게 50만원 조금 더 줘야한다.
그러다가 X-5 같은 걸 알게 되면 하악하악 거리지만 현실은 수천만원짜리 기계다.


필름 찍지 말아라.. 오토오토 200 같은 걸로 아무거나 찍는게 아니라면..
슬라이드 같은 걸 접하게 되면 렌즈도 보통 렌즈는 성에 차지 않는다. 사고 싶은 건 죄다 200만원이 넘는 고급 렌즈가 될게 뻔하다.

그냥 DSLR로 만족해라.. ㅠ_ ㅠ


Posted by Wylde :